사랑하는 사람아(1) / 이 보 숙
유월이
숲 속에서 빛난다
가지마다 소리를 낸다
바람 속 나뭇잎들의 술렁임
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
그냥 나무가 아니다 그냥 바람이 아니다
아, 사랑하는 사람아
유월의 숲 속엔 그대가 있다
내 작은 어깨 안아줄
잎사귀 무성한 나무로
내 귓불을 간지럽히는
살금살금 부는 바람으로
살짜기 눈을 감으면
바람을 가르며 내게 오는 그대
숲 속을 헤치며 달려오는 그대
아, 나는 맨발로 뛰어가리라. 가서
그대 볼에 뜨겁게 입맞춤하리라
사랑하는 사람아
사랑하자, 이제 우리는
그대 가슴에서 내 가슴에서
바람이 되고 나무가 되어
푸근하고 부드러운 입맞춤으로
푸른 유월 같은 사랑을 하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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