★시인들의 노래

사랑하는 사람아(1)</B> / 이 보 숙

하얀장미 정원 2015. 6. 2. 12:29






              
              
              
              사랑하는 사람아(1) / 이 보 숙
              유월이
              숲 속에서 빛난다
              가지마다 소리를 낸다
              바람 속 나뭇잎들의 술렁임
              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
              그냥 나무가 아니다 그냥 바람이 아니다
              아, 사랑하는 사람아
              유월의 숲 속엔 그대가 있다
              내 작은 어깨 안아줄 
              잎사귀 무성한 나무로
              내 귓불을 간지럽히는 
              살금살금 부는 바람으로
              살짜기 눈을 감으면
              바람을 가르며 내게 오는 그대
              숲 속을 헤치며 달려오는 그대
              아, 나는 맨발로 뛰어가리라. 가서
              그대 볼에 뜨겁게 입맞춤하리라
              사랑하는 사람아 
              사랑하자, 이제 우리는
              그대 가슴에서 내 가슴에서
              바람이 되고 나무가 되어
              푸근하고 부드러운 입맞춤으로
              푸른 유월 같은 사랑을 하자.
              
              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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