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는 봄날 / 이 보 숙
종일
아무 생각이 없다가
문득
꽃 다 지기 전에
어느 날 하루쯤은
한적한 꽃동산에서
마음 통하는 이와
그냥 술 한잔 하고 싶다
이런 생각이 드는 건
밤하늘보다 더 짙은 고요 때문이리
종이꽃처럼
부서지는 사랑에
나를 묶어 두는 일도
바람 부는
무한 허공의 세상에
종종걸음으로 동동거리는 것도
아직 살지 않은 삶
미리 앞서서 조바심하는
어떤 잡다한 생각들도
한 잔 술에
깜빡 잊어도 좋을
어느 하루를 꿈꾸어 보는 가는 봄날.
15.04.2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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