★하얀장미 정원2

이 가을엔 사랑을

하얀장미 정원 2015. 8. 8. 15:17

 

           

          
          이 가을엔 사랑을 / 
          그대의 입술이
          속눈썹에 닿았을 때
          마른 풀 냄새가 났어요
          콧등을 지나 입술에 닿았을 때
          가을 냄새가 났어요. 가을입니다
          밤 지난 햇살 
          아직은 뜨거운데
          시린 가슴에 파고든 그대
          노을보다 더 붉어진 두볼이
          일렁이는 불씨를 꺼질새라 보듬어요
          풋내나는 미사여구 없어도
          환한 표정 온몸 가득 번져오고
          작고 여린 숨결 속의 굵은 설렘
          그대 사랑은 있는 듯 없는 듯 
         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 있나니
          하늘선 따라 달려오는 가을이
          소리 낮춘 목소리로 갈색바람 불러와
          살랑 살랑 내 흰 목덜미 간질일 쯤
          이제 그대를 허락하고 싶습니다
          이 가을엔 사랑을 꿈꾸어 봅니다. 
          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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