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을 같은 사람 / 이 보 숙
오렌지색
코트를 입은 가을이
마지막 단맛을 위해 보내는
따사로운 햇볕의 향기에
발그스레한 볼
수줍은 듯 내민
밤하늘 별만큼이나
초롱초롱 열린 뒤뜰의 감
어느 해 가을
너른 들판 추수한
노을빛 등진 허기짐으로
홍시 하나 따려 뒤뜰에 섰을 때
벌거벗은 체
대롱대롱 매달린
두서너 개뿐인 감
모두 어디 갔을까
어느 악동이그랬을까
온몸의 피가 빠져나간 듯한 허탈함
그래도
새들을 위해
두세 개라도 남겨 다행이라며
안도의 웃음을 짓던 넉넉한 당신
그런 당신이 있어 참 행복한 가을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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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처 : 좋은글과 좋은음악이 있는곳
글쓴이 : 개츠비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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