★시인들의 노래

[스크랩] 가을 같은 사람

하얀장미 정원 2014. 8. 30. 16:40

 
가을 같은 사람 / 이 보 숙
오렌지색 
코트를 입은 가을이
마지막 단맛을 위해 보내는
따사로운 햇볕의 향기에
발그스레한 볼 
수줍은 듯 내민 
밤하늘 별만큼이나 
초롱초롱 열린 뒤뜰의 감 
어느 해 가을
너른 들판 추수한
노을빛 등진 허기짐으로
홍시 하나 따려 뒤뜰에 섰을 때
벌거벗은 체 
대롱대롱 매달린 
두서너 개뿐인 감 
모두 어디 갔을까
어느 악동이그랬을까
온몸의 피가 빠져나간 듯한 허탈함
그래도 
새들을 위해
두세 개라도 남겨 다행이라며
안도의 웃음을 짓던 넉넉한 당신
그런 당신이 있어 참 행복한 가을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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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쓴이 : 개츠비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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